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각종 내수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17개월째 0%대의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5% 올랐다고 9일 밝혔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의 전망치(0.3%)와 전달치(0.2%)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1%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2월(1.0%) 이후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혹은 0%대 상승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7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4% 상승에 그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CPI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 지난달(-0.8%)과 같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0.4%)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PPI는 최근 들어 낙폭을 줄이고는 있으나, 22개월째 마이너스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올해 1분기 회복의 기미를 보이던 중국 경제는 다시 둔화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4.7%를 기록하며 올해 목표치인 5%를 넘기지 못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 7월 수출 성장률은 지난 5월 이후 최저치인 7%를 기록했다. 미국 등 서방과의 무역 갈등으로 내수 부진을 상쇄하던 수출까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당국이 꺼져가는 경기 회복 불씨를 살리기 위해 올해 금리 인하 폭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약간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디플레이션 위험을 떨쳐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0.01%포인트 더 인하하는 것이지만, (인민은행이) 위험을 무릅쓰고 더 많이 인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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