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곳까지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따게 돼서 영광스럽고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보니 기쁨이 두 배인 것 같다"
이다빈(28·서울시청)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3위 결정전에서 로레나 브란들(독일)을 라운드 점수 2-1(4-2 5-9 13-2)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은 '그랜드슬램'을 노려온 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이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따면서 한국 태권도 선수 역대 4번째로 2개 이상 메달을 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게됐다.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2개 이상 메달을 딴 선수는 황경선(금 2 동 1), 차동민(금 1 동 1), 이대훈(은 1 동 1)뿐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부상의 악재를 겪어왔다. 특히 태권도에서는 발차기할 때 신체를 지탱하는 발목이 중요하다. 그러나 발로 상대를 타격할 때 발목이 충격을 받는 등 부상 위험이 큰 곳이다. 이다빈도 발목을 다쳐 치료를 받았고 오랫동안 고생했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 출전한 이다빈은 대회 전 발목에서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발목 혈관 쪽에 또 다른 문제가 발견돼 두 번째 수술을 한 이다빈은 아픈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
이다빈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부상을 가진 상태로 출전했다. 결승까지 승승장구했으나 개최국 중국의 저우쩌치를 넘지 못했다. 당시 이다빈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3일 정도 전부터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왼발은 아예 발차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슬럼프와 부상이 쭉 이어지다가 작년 12월이 이다빈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웃었다. 이를 통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파리 올림픽이라는 새 목표가 생긴 이다빈은 다시 긍정적인 자세로 훈련을 시작했다. 다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이다빈의 최우선 목표였다. 이다빈은 그랜드 슬램을 완성해 줄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세계 무대에서 또 한 번 시상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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