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서울시가 올림픽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988년 이후 48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릴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 시장은 11일 본인 페이스북에 '다시, 서울올림픽'이라는 제목으로 된 글을 올리며 "2년 전 올림픽 유치 의지를 천명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 초반 현장을 둘러보니 서울이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88 서울올림픽 인프라가 고스란히 남아 있고, 잠실 올림픽 시설은 현대화를 거쳐 2031년까지 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서울은 유치만 하면 거의 100% 흑자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022년 10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의사를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지속 가능·저탄소·저비용 올림픽이 중요해지는 흐름에서 서울은 최적의 장소"라며 "2036년쯤 되면 한국은 G7 위상을 갖추고, 서울은 글로벌 톱5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올림픽 유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2036 서울 하계 올림픽 사전타당성 조사 학술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필요한 분석 작업의 일환이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국내 도시 유치 공모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올해 10~11월 발표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의회 승인을 받고, 문체부와 기획재정부의 국제경기대회 유치 심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야 한다. 국내에서는 부산이 서울의 경쟁 도시로 거론되지만 부산은 지난해까지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집중하면서 올림픽 유치 작업에 아직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후보지로 최종 선정되면 서울은 국제 도시들과 경쟁에 나서야 한다. 현재 인도 아마다바드·뉴델리, 중국 칭다오,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등이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최종 개최지는 대회 11년 전인 내년 하반기에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의 하계 올림픽 재개최가 무리한 도전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그리스, 일본 등 6개국이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으며, 이들 국가가 평균적으로 50년 만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1988년 이후 48년 뒤인 2036년은 서울이 올림픽을 다시 유치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에 따라 아시아 지역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점도 서울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앙정부 협조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윤석열 정부가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에 집중했던 것보다 서울 올림픽 재유치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오 시장은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내 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치를 위해서는 '서울 올림픽 원팀'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모인 국민적 에너지와 마음을 모아 또 한 번 서울 올림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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