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이 오는 13일 오전 10시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 선착장에서 정부의 일방적 화천댐 용수 반도체 산단 공급 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회견장에는 최문순 군수와 한기호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대현 도의원, 류희상 군의장과 군의원, 지역 사회단체장 및 회원,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지역 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일방적 용수 공급 결정 반대 집회를 연다.
기자회견은 화천댐으로 인한 수몰 피해 등 피해 현황에 대한 브리핑, 최문순 군수와 류희상 군의장의 성명서 낭독, 사회단체 구호 제창, 질의응답과 인터뷰 순으로 진행된다. 성명서에는 화천댐 용수 사용에 대한 화천군과 군민들의 명확한 입장과 대정부 요구사항 등이 간명하게 담긴다.
앞서 화천군은 지난 4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화천댐으로 인해 댐 소재지 화천지역의 피해 규모가 연간 480억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화천군이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이다. 조사에 따르면 휴전 직후인 지난 1954년부터 2022년까지, 69년에 걸쳐 발생한 직·간접적 피해가 총 3조335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 단위로는 48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 조사는 7.91㎢에 달하는 농경지와 266동의 가옥 수몰, 1400여명의 이주 주민 발생, 수몰된 도로 총연장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1965년 이후 현재까지 화천댐의 전력 생산 규모가 1525만,6341㎿, 판매금액은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피해 규모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지의 피해에 비례한 합리적 정책적 대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화천은 풍부한 수자원으로 인해 ‘물의 나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지역 상수도 보급률은 전국 군단위 지자체 중 최하위권인 68.1%에 그치고 있다. 당장 2027년부터 통합 상수도 시설공사를 위해 수백억원을 지방비로 충당해야 하는 처지다. 지역 주둔 중인 군부대 상수도 보급률 역시 20~30%에 그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효용도 적고, 규제를 양산하며, 피해만 누적시키는 화천댐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환경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화천댐 용수 사용을 발표하면서 댐 소재지인 화천군과 강원도를 사실상 무시하자 지역 여론도 들끓기 시작했다.
화천군의회도 화천댐의 수도권에 물 퍼주기를 비판하고 나섰다. 류희상 의장은 지난 6월 13일 제283회 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화천군을 상대로 ‘화천댐 물의 수도권 산업단지 퍼주기’와 관련된 군정 질문을 통해 정부가 합리적인 보상도 없이 수원지에만 댐 건설에 따른 피해를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문순 화천군수는 화천댐 용수 일방적 사용 반대 기자회견에서 “1944년 댐 준공 이후 많은 화천군민이 고향이 수몰되고, 타지로 이주했으며,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살아왔다”며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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