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올림픽 역대급 금잔치 끝 의혹·불신의 과제 남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다이 기자
입력 2024-08-13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체육계, 해묵은 관행 '파장'

  • 배드민턴 안세영 금메달 획득 후 훈련방식 등 협회 저격 작심발언

  • 사격연맹회장, 임금체불 의혹에 출장비 '먹튀' 논란… 결국 사임

  • 핸드볼협회는 파리 식당 난동설

  • 소수정예에도 최다 금메달 타이 잇단 잡음으로 '빛바랜 피날레'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던진 돌이 체육계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17일간의 대장정이 펼쳐졌던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린 가운데 소수 정예로 출전한 태극전사들이 역대급 메달 수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배드민턴계를 비롯한 체육계 전반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배트민턴 등 일부 종목에서 협회와 선수 간 갈등, 협회장 사퇴 등이 불거졌고 그간 일각에서 제기했던 체육계 내 문제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영향이다.

특히 안세영이 작심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체육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선수들을 물심양면 지원해야 할 체육 단체들이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뛸 기회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인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안세영과 대립각···문체부 조사 착수 
지난 4일 안세영이 메달 획득 직후 협회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면서 잇단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는 선수 부상에 대한 관리 부족, 획일화된 훈련 방식 등 본인이 느끼는 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세영은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 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으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비판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한 뒤 가장 먼저 협회에 대한 문제점을 폭로한 것이다.

그러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주장을 즉각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부 매체가 안세영을 겨냥해 국가대표 자격 박탈 규정을 신설했다고 보도하자,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등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신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마무리하고 들어가서 이야기를 들어 볼 거다. 그걸 듣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손보고, 혹시라도 오해가 있었다면 진솔한 대화를 통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다. 올해 기준으로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보조금 7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문체부는 안세영의 인터뷰로 제기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간 논란이 됐던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 전반을 조사한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며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9일 사임을 표명한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 지난 6월 회장으로 선출돼 지난달 초 취임식을 가진 지 한 달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사진연합뉴스
임금체불 논란으로 지난 9일 사임 의사를 표명한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 지난 6월 회장으로 선출돼 지난달 초 취임식을 가진 지 한 달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사격연맹회장 '임금체불 논란'에 사임, 핸드볼협회 '식당 난동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논란은 다른 종목 협회를 향한 관심으로 확대됐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 사격은 신명주 회장의 개인 문제가 불거졌다. 신명주 대한사격연맹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의 '임금체불 의혹'에 휘말렸다. 결국 신 회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대회 도중 사직서를 제출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양지인이 25m 권총 금메달을 딴 다음날 귀국해 이틀 만에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른바 출장비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신 회장은 올림픽 개막을 전후로 약 2주 동안 비서, 연맹 관계자 등과 파리에 머무는 동안 연맹 돈 1억3000여 만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식당 난동설'에 휩싸였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올림픽 탈락이 확정된 날, 파리 현지에서 협회 관계자들의 회식이 있었다. 협회 관계자는 식당에서 음식값 계산이 잘못돼 재정산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술에 취해 고성을 내지르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에서 21개 종목 144명으로 꾸려진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해하며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도 세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