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국 반도체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견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레거시(범용) 반도체 위주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회복에 성공적으로 편승한 모습이다.
12일 중국 관영 매체 증권시보와 산하 투자재무관리 데이터 제공업체 수쥐바오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반도체 기업 57곳이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총 순이익이 134억6500만 위안(약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0%가량 증가한 것으로, 2022년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매체는 이에 대해 “(중국) 반도체 산업의 강력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향후 지속적인 호황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13곳은 30% 이상의 순이익 성장률을 보였고, 100% 이상의 순이익 성장률을 보인 기업도 14곳에 달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촹과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웨이얼의 순이익은 각각 30억, 14억 위안을 기록하며 10억위안을 돌파했다. 하이광, 란치, 야커 등 3곳 기업 순이익은 5억 위안을 넘어섰으며 성메이, 난신, 러신 등 12곳 기업 순이익은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보룽, 바이웨이, 퉁푸 등 13곳 기업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양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와 화훙반도체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SMIC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9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고, 화훙반도체 매출총이익률은 10.5%로 전년 동기의 6%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시장 회복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차량용 CIS(이미지센서) 기업인 스마트센스 업계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쥐천반도체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등 중국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성과도 뚜렷했다.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는 "자동차는 다수의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엔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에도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상하이증권보에 "중국 반도체 산업이 분기가 갈수록 회복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등의 성수기, 스마트카 판매 증가 등으로 반도체 산업 사슬 회복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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