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안전성을 우려하는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대응 방안 수립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 단 3건에 불과했던 전기차 화재는 2020년 11건, 20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 등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로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리는 등 대규모 피해를 낳자 일부 지역에선 전기차 지하 출입을 막는 등 전기차 포비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이를 계기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12일 이병화 환경부 차관 주재로 국토교통부, 산업자원부, 소방청 등 관련 부처가 모여 긴급 점검회의를 했다. 13일엔 회의 주체를 국무조정실로 격상해 각 관련 부처 차관들이 모여 부처별 대응 방향과 단기·중장기 과제를 추릴 예정이다.
현재 거론 중인 대책으로는 배터리 제조사 공개와 과충전 방지 대책 등이 있다. 지금까지 각 전기차 제조사는 해당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청라 화재사고 원인 중 하나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현대자동차는 선제적으로 모든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반면 일부 외제차는 부품 제조사 비공개 원칙을 근거로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기차 기본 제원에 배터리 제조사까지 포함하거나 안전성을 인증받은 배터리만 사용 가능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안전성이 높은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고 그 외에는 보조금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전기차 화재사고 주원인으로 꼽히는 ‘과충전’을 막기 위한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충전율이나 충전시간을 제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과충전을 방지할 장치를 확대하거나 의무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서울시는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충전기 자체에서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전력선통신(PLC) 모뎀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 진화력을 높이기 위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강화하는 방법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하 주차장에 원천적으로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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