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본토 공격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서방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내며, 관계 당국의 치밀한 대응을 주문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쿠르스크 등 접경지 상황 회의를 열고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제압하며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가 차후 평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러시아군의 자국 영토 공격을 중단시키는 한편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본토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토 피습과 관련해 그가 직접 주재한 회의는 7일, 9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도발'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면서 "적은 분명 합당한 대응을 받을 것이고 우리가 직면한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부터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의 격퇴 작전에도 일주일째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규모 공격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도발을 종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인의 손으로 우리와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방의 도움을 받아 도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평화 협상이 어려워졌음을 짚었다.
전날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은 러시아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냉각탑 1기에서 화재가 났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 공격에 대해 "그들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번 작전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러시아 군사·사법 기관과 접경지 수장들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본토를 일부 장악한 사실도 전해졌다.
비상사태와 대테러작전 체제가 발령된 쿠르스크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이 화상으로 참석해 우크라이나군이 40㎞ 전선에 걸쳐 영토 안 12㎞까지 진입했으며 총 2000여명이 사는 28개 마을을 통제하는 등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스미르노프 대행은 지금까지 쿠르스크 주민 12만1000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5만9000명이 더 떠나야 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고도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현재 러시아 연방 영토 약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공세를 멈추고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현재 러시아가 장악한 지역을 되찾고자 이러한 행동에 나섰으나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진격 속도는 오히려 1.5배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빠르게 병력과 장비를 잃고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군에서 전투 준비가 가장 잘 된 부대의 손실이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군과 계약하고 입대하려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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