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니 받거니' 트럼프·머스크 2시간 대화…"해리스는 극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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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8-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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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지지에 전기차 입장 선회...대담, 기술적 결함에 40분 지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간 대담이 엑스X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고 있다 사진트럼프 X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간 대담이 엑스(X)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고 있다. [사진=트럼프 X 캡처]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2시간 동안 대담하며 대부분의 사안에 동의했다. 특히 두 사람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극좌’ 프레임을 씌우며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머스크와 온라인 대담을 가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의 국정 2기에 대한 청사진을 맘껏 펼쳤고, 머스크는 이에 멍석을 까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에 집중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 좌파 미치광이”로 칭하며 지난 임기 동안 국경 문제를 방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서비스업 종사들의 팁에 비과세한다는 본인 공약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도 트럼프가 내뱉는 말 대부분에 맞장구를 치며 해리스 부통령 비판에 동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등 적대국 리더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본인의 외교 분야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잘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란, 중국 모두 본인 재임 시기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제재로 압박해 내는 데 성공했음을 피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터프하고 총명하며 사악한 사람들이며, 자기들 게임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재임했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푸틴과 매우 잘 지냈고, 그는 나를 존중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류의 최대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nuclear warming)”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핵 온난화는 핵무기 보유국 간의 전쟁이나 국제사회의 통제 밖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는 북한, 이란 등의 움직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겠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당신은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며 테슬라에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 중에 머스크의 지지로 전기차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화석연료 사용 감축과 관련해 그는 “아마도 수백 년은 남은 얘기”라며 현재 이야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재집권 시 정부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한 민관위원회에서 역할을 맡겠다고 발언했다.
 
◆ WSJ “진지하기보다 떠드는 자리”·폭스뉴스 “트럼프, 해리스와 달리 포괄적 인터뷰”
 
이날 대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이벤트로 알려졌다. 트럼프 캠프는 이 대담을 ‘세기의 인터뷰’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최대 청중은 130만명 정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경화된 머스크와 가까워진 두 사람 간 전화 통화를 우연히 엿듣는 것 같았다”며 진지한 토론보다 하고 싶은 얘기를 떠드는 자리에 가까웠다고 혹평했다. 반면 폭스뉴스는 “트럼프와 머스크가 포괄적이고 긴 인터뷰를 가진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공식 후보로 지명된 이후 계속 언론을 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의 공개 지지자로 돌아섰다. 엑스의 소유주인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그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당시 엑스에 그의 사진을 올리며 돌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을 앞두고 오전부터 본인의 엑스 계정에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올라간 게시물은 본인에 대한 형사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의회 난입 사건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퇴출당했다. 2022년 11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다음에 그의 계정을 복원시켰다.
 
이번 대담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은 머스크에게 이번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짜 정보와 증오 표현을 확산하도록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보도했다. 최근 영국이 곤욕을 치른 극우 시위가 소셜미디어상의 가짜뉴스로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캠프 측은 EU에 “언론 자유의 적”이라며 개입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이날 인터뷰는 기술적 결함이 발생해 40분 넘게 지연됐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엑스가 최대 800만명까지 접속할 수 있게 시험했으나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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