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는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주식시장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증시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한국거래소에서 '3분기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수출도 잘 되고 기업 이익도 늘어나다 보니 코스피가 2200에서 2900대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번 코스피 2500 이하 구간 횡보는 하반기 이익 의구심을 반영한 레벨"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2900선을 터치하는 과정에서 2026년 컨센서스가 높아지면서 과잉이 끼었다"며 "이 같은 과잉 전망은 4분기에는 꺾일 것으로 본다. 4분기부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정 국면에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 이하로 진입했다면서 과거 해당 구간 진입은 이익 추정치 하향으로 직결됐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한 상황에서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 대한 쇼트(약세) 베팅이 증가한 점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수가 다시 2500 이하 구간을 횡보하면 EPS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쉽게 V자형 반등을 그리기보다는 지표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을 확인하면서 흘러갈 것"이라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9월부터 인하하면 시차가 생길 텐데 그 시차 동안 한국은 강력한 주식시장의 흐름보다는 조금씩 횡보하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 밴드는 2500∼2750으로 예측했다. 노 연구원은 "실적 장세가 후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추정치에 낙관적 과잉이 형성되고 있으나 2분기 우호적 실적 시즌을 고려할 때 당장은 변동성 확대는 겪지 않을 것"이라며 "침체 우려는 해소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익 추정치에 의구심이 생긴 상황에서 주목할 변수로는 금리 하락을 꼽았다. 금리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는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을 제시했다.
밸류업 관련주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서는 "금융주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라며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향후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라 반도체·이차전지·희토류·헬스케어 등 전략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미국 정부는 전략자산을 미국의 경쟁력으로 중국을 압살하고 미국 동맹국들 위주로 견고히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 구간에서 전략자산으로서 역할을 잘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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