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이후 약 1100억원 넘는 반대매매 물량이 나왔다. 지난 2~5일 불안감으로 짓눌렸던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반대매매 수치는 평시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하방압력이 여전히 높은 종목이 상당수 있다는 진단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누적 규모는 총 1105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433억원 규모로 평시(약 100억원 미만)보다 약 4배 많은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이후 8일 130억원대로 감소하는 듯하다가 지난 9일 기준 반대매매 규모는 251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위탁거래 미수금 규모는 9일 9858억원으로 전일 대비 1156억원 줄어들며 비교적 안정세를 찾았지만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2.3%로 8일보다 1.2%포인트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신해 지급한 주식결제 대금 중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가리킨다.
주가에 따라 산정되는 계좌 평가금액 대비 대출금액은 회사가 정한 일정 비율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하면 투자자는 추가로 담보를 납부해야 한다. 증권사와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한 투자자가 거래 발생 후 2거래일 내에 부족한 자금을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이에 9일 반대매매는 7일 주가가 담보비율 이하로 하락한 종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코스피, 코스닥은 1~2%대 동반 상승했지만 반대매매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불안감이 확산된 시장에서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과 연기금 등 투자자는 안정적인 대형주를 사들여 지수를 견인했다”며 “반면 변동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담보비율 이하로 하락한 종목이 많아 반대매매가 다시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위험선호심리 지표로 볼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액, 일명 ‘빚투’는 지난 7일 이후 1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별로 코스피 9조8392억원, 코스닥 7조3649억원 수준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서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상품이다. 고이율이지만 상승장일 때 투자금을 늘려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반대매매로 인해 신용융자 거래는 줄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대한 빚투는 늘었다”며 “금리 하락 시그널이 선명해져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되면 신용융자 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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