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EV) 브랜드 '지커(Zeekr)'가 2025년 일본에 진출한다.
14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가속력 등이 뛰어난 고급 EV 브랜드로 알려진 지커가 올해 안에 수도권 및 간사이 지역에 쇼룸을 개설하고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커는 2026년 한국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중국 전기차 최대 업체인 비야디(BYD)가 이미 일본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고 있는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커의 진우(陳禹) 부총재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400만엔(약 37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인기 고급 EV를 일본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와 다목적차량(MPV) '009'를 홍콩,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도 이 두 차종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에서의 최저 가격은 'X'가 20만 위안(약 3800만원), '009'가 43만 9000위안(약 8380만원)이다.
지커는 디자인과 가속 성능, 안전성을 중시한 설계를 인정받고 있는 고급 전기차로 평가받고 있다. 닛케이는 "(지커가) 일본에서도 진보성을 내세워 경쟁 EV와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커는 중국 민영 자동차 대기업인 절강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브랜드로 2021년에 설립됐다. 차종 확대 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데, 2024년 1~7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약 10만 대를 기록했다. 5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23년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30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해 있다. 2024년 말까지 약 50개 국가 및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지커는 한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닛케이는 지커가 2025년 중 서울 등에 매장을 개설해 이르면 2026년에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임원진이 한국 인증 과정 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커 보다 일찍 일본에 진출한 BYD는 2023년에 1446대를 판매했고, 올해 7월 판매량은 207대에 이른다. 닛산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사쿠라'(2169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테슬라(317대)의 규모에 근접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EV 구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야마다 홀딩스(HD)는 지난 4월 한국 현대자동차의 EV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EV가 빠르게 보급돼 상용차를 포함한 전체 신차 판매(수출 포함)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에 20%를 넘어섰다. 시장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최대 업체인 BYD를 필두로 각 업체들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세계 판매량은 BYD가 302만대, 지커가 12만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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