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 발생·진행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기능을 새롭게 발견했다.
향후 이를 조절하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김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 연구팀, 한림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재진 박사 연구팀과 5년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60명의 검체에서 추출한 REXO5(RNA Exonuclease 5) 단백질을 분석했고, DNA 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백혈병 유발 여부를 규명했다.
연구에서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손상된 DNA에 RNA가 붙는 고리 모양의 R-LOOP 구조에 의해 유전체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정상 세포와 비교해 복제에 관여하는 S기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세포 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것도 관찰했다.
이는 REXO5가 DNA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REXO5 단백질이 R-loop의 RNA 가닥에 결합해 DNA 손상 부위로 이동한 후 핵산 분해효소 부위를 통해 R-loop의 RNA 가닥을 분해하고, R-loop이 해체되면서 DNA 손상 유전체를 복구하는 것을 밝혀냈다.
REXO5 단백질이 고갈되면 세포 성장이 억제됐고, 비정상적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데 REXO5가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RNA 처리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REXO5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낸 것으로, 백혈병의 발병, DNA 손상 반응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는 처음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REXO5 단백질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만성기로부터 급성기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30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루케미아(Leukemia, IF 12.8(상위 5.7%))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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