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상용화는 현재 SK하이닉스가 유일합니다. 현재 대부분 차량 제조사들이 연구단계 수준이나, 앞으로 많은 곳들의 요구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강욱성 SK하이닉스 오토사업&차세대 상품기획 부사장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 반도체 포럼 조찬강연회'서 이같이 말했다.
강 부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일명 '구글카'로 알려진 웨이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차량에 3세대 HBM인 'HBM2E'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자율주행차량의 확대로 5년 뒤 HBM의 사용처가 AI 서버뿐만 아니라 차량용 칩까지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HBM은 고성능 D램 메모리반도체를 여러 겹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성능 반도체다. 데이터 전송폭이 높아 처리 속도가 빠른 덕분에 AI 열풍을 맞아 각광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 HBM 수요는 AI 서버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부사장은 "현재 웨이모를 제외한 다른 고객사의 요청이 없는 등 아직 차량 분야에서 HBM이 주류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같은 자율주행 기술에서 AI추론 등 시스템의 지능화를 위해선 고성능 SoC(시스템온칩)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고대역폭, 대용량, 저전력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과, 전기차,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으로 진화하면서 점점 고성능을 요구하지만 당분간은 LPDDR(모바일용 저전력 DDR메모리)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차량용 메모리 주력 제품은 LPDDR4다.
그러면서 "테슬라 같은 메이저 업체들이 HBM을 도입할 경우 유행이 되겠으나, 향후 5년은 LPDDR5 수준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강 부사장은 메모리에 이어 스토리지(저장장치)에서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UFS(유니버셜 플래시 스토리지)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데 이미 3~4년전부터 하이엔드 차량 위주로 UFS를 도입했다"며 "SSD는 대부분 기업들이 연구단계에 있으며 극히 일부 업체만 1~2년 전쯤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제어 시스템이 '엣지노드(경계노드)'에서 '센트럴컨트롤(중앙제어)' 중앙집권화 될수록 점차 적용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에 들어가는 HBM이 발열문제나 품질 면에서 고객사의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 강 부사장은 "이미 데이터센터용 HBM도 온도나 신뢰성 면에서 요구 수준이 높다"며 "차량용 HBM도 그 점을 감안해 설계했고 다른 차량용 메모리보다 복잡하지만 디자인이나 신뢰성 측면에선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강 부사장은 향후 차량 당 요구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용량에 대해 "2028년 프리미엄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준으로 D램은 64기가바이트(GB)이상, 낸드는 1테라바이트(TB)수준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D램과 낸드 용량은 각각 24GB, 64·128GB 수준이다.
ADAS와 같은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차량의 전반적인 데이터 처리 성능이 향상 될수록 요구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용량도 확장될 전망이다.
강 부사장은 레벨3 기준 ADAS는 메모리와 낸드에서 각각 128GB, 1TB용량을 요구하지만, 레벨4로 나아갈 경우 각각 384GB, 4TB 수준까지 요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 부사장은 향후 차량용 차세대 HBM을 묻는 질문에 "(4세대 HBM인) HBM3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현재 연구·개발과 인증 절차 등을 준비 주이다"고 답했다.
한편 강 부사장은 차량용 HBM의 내구도와 신뢰성을 우려하는 질문에 "이미 데이터센터의 온도나 신뢰성 등 성능 요구조건이 상당히 높다"며 "차량용 HBM은 여기에 오토그레이드로 별도로 강화된 설계를 적용했다"고 답했다.
또한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에 대해 "아직 차량은 CXL이 필요한만큼 고용량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