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9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통해 광복절을 기념하는 방식이 이목을 끌고 있다. AI를 활용해 광복 당시 영상을 복원하거나, 독립운동가의 정적인 사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AI가 당시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준다는 호평이 나온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광복절을 맞아 디지털 프로젝트 '815 리마스터링'을 진행했다. SKT는 자사의 AI 기술을 활용해 1945년 8월 16일 서울 거리에서 일어난 만세 행렬 등을 담은 28초짜리 영상과 1942년 녹음된 애국가 음원을 복원했다. 1942년 음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애국가 녹음본으로 추정된다.
영상 복원에는 AI 미디어 개선·복원 솔루션인 '슈퍼노바'를 활용했다. AI·딥러닝 기반 화질 복원과 초해상화 기술을 적용해 저화질 영상을 고품질로 개선했다. 애국가 음원에는 머신러닝 기반 음원 분리 기술을 써 소음과 같은 잡음이 제거했다. 최종 영상은 현재 SKT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돼 있다. 이후 독립기념관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SKT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독립 선열의 희생을 되새기고, 광복의 기쁨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광복절 하루 전 서울 마포구 LG유플러스 공덕역점에 광복절 콘셉트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익시(ixi) 포토부스'를 선보였다. 부스에서 찍은 사진을 LG유플러스의 AI 기술인 익시가 광복절에 맞춰 편집해준다. 국가등록문화재 제389호로 지정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배경으로 해 남자는 검은색 양복, 여자는 흰색 한복을 입은 흑백 이미지로 전환해 준다.
빙그레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지난 2일부터 '처음 입는 광복'이란 캠페인을 진행했다. AI를 활용해 안중근·유관순·이육사·신채호 등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87명의 사진을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복원했다. 한복은 김혜순 한복전문가가 직접 제작했다.
이번 영상엔 딥페이크 기술이 활용됐다. 딥페이크는 AI에 기반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이다. 독립운동가와 비슷한 체형의 사람이 한복을 입고 걷는 영상을 찍은 뒤 얼굴 부분을 독립운동가의 얼굴로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유튜브에서도 AI를 활용해 광복을 기념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버 '하일광'은 13일 '멈춰있는 사진 속 독립운동가에게 AI로 광복을 전해드렸더니'란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 안중근·김구·유관순·윤봉길·김마리아 등 독립운동가들은 오희옥 애국지사가 부르는 애국가에 맞춰 웃으면서 만세 동작을 취한다.
영상 제작엔 딥페이크와 생성 적대 신경망(GANs)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딥페이크를 통해 만세하는 영상 속 움직임에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적용한 뒤 GANs를 통해 이미지를 더욱 사실적으로 만든다. GANs 기술은 두 AI 모델이 서로 경쟁하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이를 반복함으로써 결과값을 향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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