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형자산까지 팔고 있는 상장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3년 8월 15일~2024년 8월 15일) 유형자산을 처분하거나 양도하기로 결정한 상장사(건수)는 총 98개(자회사 공시 포함)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는 45개로 전년 동기(2022년 8월 14일~2023년 8월 14일) 대비 21개(87.5%) 늘었고 코스닥 상장사도 53개로 같은 기간 23개(76.7%) 증가했다.
상장사가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코스피 상장사인 락앤락은 이달 2일 안성공장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을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양도 금액은 총 850억원이다. 이오테크닉스에서 400억원, 금강쿼츠와 에스티씨에서 각 225억원씩 총 450억원의 대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최근 인력 감축 등 경영 효율화을 추진 중인 락앤락도 영업 실적이 악화돼 유형자산을 처분한 사례로 꼽힌다. 락앤락은 올 2분기 영업손실 58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5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39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1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소폭 감소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퇴직급여 등 일시적 비용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이번 유형자산 양도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경우도 늘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9183억원 규모의 항공기 5대를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30일까지 처분할 예정이다. 자금 마련 목적은 신형 항공기 도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적자기업 또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유형자산을 처분 또는 양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업무 관련성이 작은 유휴자산을 매각해 신규 사업에 투자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유형자산 처분 목적이나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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