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전날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관련해, 이를 절차적 위반으로 판단하고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칠 것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협회 정관은 단체 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협회의 장은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예외 조항을 활용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했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관상 이사회 소집은 원칙적으로 5일 전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광복절이었던 전날 “2024 파리 올림픽 기간에 나온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 내용 관련, 협회 자체 진상조사위원회가 16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대부분이 ‘2024 다이하츠 일본 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이달 25일까지 현지에서 체류해야 해, 물리적으로 신속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체부는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한 수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사회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안세영이 제기한 부상관리 미흡, 복식 위주의 훈련, 대회출전 강요 의혹 등과 관련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간 논란이 되어온 제도적 문제와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도 조사 대상이다. 특히 올해 기준으로 문체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지급한 71억원가량의 보조금이 실제로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는지 등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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