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발표한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내수 경기에 대해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5~7월호 그린북에서 보다 뚜렷한 회복세를 의미하는 '내수 회복조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내수 부진'을 지적하면서 "완만한 내수 회복조짐"으로 표현을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8월 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전반적 물가 안정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KDI는 이달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내수 경기에 대해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까지 '내수 회복조짐'이라며 내수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판단을 정부와는 엇갈린 진단이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내수 둔화·부진' 진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8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춘 근거로 '내수 부진'을 꼽기도 했다.
반면 정부는 그린북 5~7월호에서 '제조업과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며 KDI의 진단과는 사뭇 다른 평가를 내렸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지표 부진 탓에 전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최근 주요 내수 지표를 보면 6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달과 비교해 각각 1.0%, 4.3% 늘었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모두 감소(-3.6%·-2.7%)세다.
건설투자는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전월비(-0.3%), 전년동월비(-4.6%) 모두 줄었다.
다만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비(0.2%)·전년동월비(0.5%)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소비자 심리지수 개선, 방한 관광객 증가, 건설수주 증가 등을 향후 내수 지표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백화점·할인점 매출액 감소, 국내 기계수주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6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1%) 등 성장에 힘입어 전달보다 0.5% 늘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져 4개월 연속 하락세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상승 폭(2.6%)이 전달(2.4%)보다 확대됐다. 다만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 폭은 2.2%로 전달과 같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원자재 가격 변동 가능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민생 안정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주요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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