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최근 교사 A씨가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는 서울교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6년 같은 학과 남자 학생들과 일부 졸업생 등이 함께한 남자대면식에서 사용하기 위해 신입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내용의 '신입생 소개자료'를 제작해 공개했다.
이 같은 사실이 2019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특별시교육청 감사관은 서울교대 졸업생 중 교원으로 임용됐거나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교육청 징계위원회는 2020년 3월에 감사 결과를 토대로 A씨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견책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선 A씨를 '공공기관 종사자'로 규정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 사안이 됐다.
국가공무원법상 징계 시효는 3년이지만 공공기관 종사자나 사용자, 근로자가 성희롱 행위를 할 경우 징계 시효는 10년이 적용되기에 양측은 이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심 법원은 "공공기관 종사자가 반드시 전형적인 공공기관의 임직원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일정한 관련을 맺고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며 당시 교대 학생이었던 A씨도 공공기관 종사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공기관 종사자에 해당하려면 적어도 상당 기간 공공기관과 일정한 관련을 맺고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 요구된다"고 판단한 2005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A씨는 교대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에 의해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정한 역무를 제공받는 사람이었다"며 "교대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A씨가 공공기관과 일정한 관련을 맺고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의 징계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3월 이뤄졌다"며 "이 사건 처분은 징계시효가 경과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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