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양지 '바가지 요금'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특히 MZ 세대들의 서핑 성지라고 불리는 강원 양양군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강원도 양양 인구해수욕장 인근 한 술집에서는 통조림 반 캔 분량의 파인애플 안주가 한 접시에 무려 2만5000원이었다.
또한 인구해수욕장 옆 다른 음식점에서 파는 옥수수 버터구이는 1만원에 판매돼 비싼 가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온라인상에서 잇따르고 있다. 1만원 옥수수 버터구이는 검지 손가락 정도 길이의 옥수수 4토막이 전부였다.
휴가철을 맞아 휴양지 바가지 요금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마다 바가지 관행 근절을 내세우지만, 바가지 실태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바가지 요금을 규제할 만한 법규도 없는 상황이어서 지자체들은 물가안정 캠페인을 펴거나 바가지 요금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양양군도 지난달 29일 '여름 휴가철 물가안정 캠페인'을 발표하는 등 이달 내내 바가지 요금 근절 정책을 홍보 중인데, 실효성 있는 단속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양양군 관계자는 "캠페인 시작 이후 현재까지 30건의 현장 점검을 시행했지만 바가지 요금 적발 사례는 없었다"며 "가격표시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는 있지만 바가지 요금 자체를 규정하는 근거가 없어 강제 조치를 취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가지 요금 등의 여파로 양양 관광객 숫자는 급감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양양을 찾은 피서객은 51만명으로, 1년 전인 62만명 대비 약 17% 줄었다. 최근 양양을 다녀온 누리꾼 A씨는 "양양은 관광지 물가에 '핫플'(핫플레이스) 물가가 추가돼서 엄청 비싸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 이제는 좀 오기가 꺼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별 특성이나 물가 상황을 바탕으로 바가지 요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 음식이나 서비스 가격 설정 과정에 일괄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어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가격 단속에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가지 요금은 단속할만한 근거 법령이 없다고 해도 무리한 요금이 지속되면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 지역민들에도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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