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바로 데뷔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하루하루가 꿈만 같아요.“
19일 세종예술아카데미 스퀘어홀에서 열린 ‘76회 아슬리코 오페라 콩쿠르 아시아 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우승자인 바리톤 박준혁은 이처럼 말했다.
그는 “2월부터 4월까지 약 석 달 동안 이탈리아 남부 및 중부 등에서 50~60회의 오페라 공연에 참여했다”며 “투란도트의 핑 역할을 맡아, 코모에서 노래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1949년 시작된 아슬리코 국제 콩쿠르는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배출한 대회다. 아시아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아슬리코 영 오페라 콩쿠르 아시아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열린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신인 성악가들이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실제로 2023년 콩쿠르에서 공동 우승한 10명 가운데 한국인 박준혁과 소프라노 김도연은 이탈리아의 무대에 오를 기회를 거머쥐었다. 이들은 오는 9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오페라 극장 등에서 오페라 ‘라보엠’을 공연할 예정이다. 박준혁은 마르첼로, 김도연은 무제타 역할을 맡았다. 박준혁은 이미 투란도트의 핑 역할로 이탈리아 무대에 올라, 이탈리아 관객들이 꼽은 최고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도연은 “아슬리코를 통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극장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다”며 “현지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음악적 표현을 배웠고, 이를 통해 국내 여러 콩쿠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박준혁은 올해 대회 참가자들에게 "긴장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뻣뻣하다는 평을 받곤 한다”며 “부담감을 떨치고 무대를 즐긴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28일 예선을 시작으로 다음 달 6일 결선이 열린다. 입상자 5인은 내년 1월 이탈리아 코모에서 열리는 아슬리코 국제 콩쿠르 준결선 무대에 직행한다. 이들에게는 이탈리아 대회 참가를 위한 항공료와 숙박이 제공되며, 총 3만 유로의 상금도 주어진다.
세미파이널에는 총 40명이 진출하고, 이중 20명이 파이널에서 경연을 펼친다. 최종 우승자 10명이 배역을 맡게 된다. 참가자들은 원하는 배역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심사위원이 다른 배역을 지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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