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KPLO)에 탑재된 감마선분광기(KGRS)로 인류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감마선 폭발을 측정하고 분석에 성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인 김경자 박사 연구팀이 다누리호에 탑재된 감마선분광기를 통해 관측한 감마선 폭발에 관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7일자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감마선 폭발(GRB)은 먼 은하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방출로 인한 감마선이 우주에서 관측되는 현상이다. 우주에서 관측되는 현상 중 시간당 방출 에너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우주의 물질 구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블랙홀 형성 과정과 성질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1967년 '벨라(Vela)' 위성이 처음 관측했으나, 감마선 폭발 실체는 대부분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다누리호 발사 나흘째인 2022년 8월 9일부터 감마선 자료를 수집해 온 김 박사팀은 같은 해 10월 9일에 발생한 감마선 폭발(GRB20221009A)을 측정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10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방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자 에너지는 최대 18테라전자볼트(TeV)에 달했다. 앞서 10TeV 이상 에너지가 관찰된 이후 처음이었다. 감마선은 최대 49배까지 증가했다. 금세기 가장 강력한 감마선 폭발이다.
발생 지점은 약 24억 광년 떨어진 궁수자리로 추정되고, 감마선 폭발 진행 시간은 총 7분으로 측정됐다. 지구궤도에 위치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에서 측정한 결과와 유사하다. 강력한 감마선 폭발에도 KGRS 훼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행성지질의 탐사용 감마선분광기가 천문 관측에 이바지한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 탐사와 우주 자원 개발 기술 역량·자원 확보를 위한 연구에 더욱 집중해 대한민국 우주자원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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