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의 첫날 마지막 연사로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재 미국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비롯한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대회장인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 들어선 가운데 그의 딸 애슐리 바이든의 소개를 받은 후 연설을 진행했다.
"가족은 시작이자 중간과 끝이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 미국을 사랑한다"라는 말로 운을 뗀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 사태를 지적하듯 "당신이 승리했을 때만 조국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보존되어야만 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영혼을 위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처, 수백만개의 일자리 창출, 약가 인하 및 부의 격차 축소, 인프라법과 반도체 과학법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재임 기간 중 자신의 치적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재임 기간 중 "미국의 기반인 중산층 재건"을 위해 노력했다며, 자신이 통과시킨 법안은 결국 "블루 주(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보다 레드 주(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4년 동안 매주 인프라 건설을 약속했지만 하나도 안 지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그는 자신에게 후보 사퇴를 촉구한 이들에게 나쁜 감정이 없다며 "나보고 사퇴하라고 말한 사람들에게 내가 화를 내고 있다는 이 모든 얘기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나는 이 나라를 더 사랑하고,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미래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가리켜 "그는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는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고, 미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나는 해리스와 월즈 유세를 통틀어 최고의 자원 봉사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얘기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확전을 막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며 휴전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대회장 밖에 모인 친팔레스타인 반 시위자들을 향해서도 "거리에 있는 시위자들은 일리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그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인생을 회고하며 약 50분간의 연설을 마쳤다. 그는 자신이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되었던 1972년을 떠올리며 "30세가 채 안 되었기 때문에 상원에 있기에는 너무 젊었다"고 말한 후 "지금은 대통령으로 있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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