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니트족] 미래 취업 확률 30%대 '뚝'…"나태함 치부 안돼, 범사회적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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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권성진 기자
입력 2024-08-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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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취업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청년기 니트 경험은 미래 취업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노동패널조사 학술대회 자료를 살펴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니트를 경험한 25~34세 청년층의 10년 후 취업자 비율은 48.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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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트 경험 유무에 취업자 비율 격차 26.4%p로 확대

  • 전문가 "인력 수급 시스템 악화 가능성…정부 역할해야"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취업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취업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중랑구에 거주하는 이모씨(31)는 첫 직장 경험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직장 상사의 갑질에도 급여는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계속된 번아웃에 스스로 회사를 떠난 그는 2년 동안 '니트족'으로 생활하던 중 현재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존 대학 전공과는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니트족(구직 의사가 없는 무직자)을 자처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다만 니트 경험이 미래 취업 확률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있어 향후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니트 현상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 구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전년 대비 4만4000명 늘어난 44만3000명으로 역대 7월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세를 니트 현상 심화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니트족은 교육을 마친 뒤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별도의 통계 분류는 없지만 대체로 비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이들이다.

청년기 니트 경험은 미래 취업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노동패널조사 학술대회 자료를 살펴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니트를 경험한 25~34세 청년층의 10년 후 취업자 비율은 48.3%에 그쳤다. 이들의 22년 후 취업자 비율도 37.4%에 머물렀다.

반면 당시 구직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니트 비경험자의 10년 후 취업자 비율은 74.7%, 22년 후 취업자 비율은 76.5%에 달했다. 니트 경험 유무가 취업자 비율 격차를 26.4%포인트까지 벌린 셈이다.  
'일자리 미스매치' 심화…1분기 미충원 인원 11.9만명
구인난을 겪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도 니트족이 늘어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가 더 팍팍해지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미충원 인원은 11만9000명에 달한다. 지난 4월 기준 기업들의 부족 인원과 인력 부족률은 각각 52만4000명과 2.8%로 집계됐다.

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취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력 부족률을 지난해 동기 대비 0.3%포인트 끌어내리는 데 그쳤다.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니트족이 계속 늘어날 경우 국가 경제의 생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니트족이 노동시장에 복귀하더라도 기존 인력 대비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청년들이 많아지면 인력 수급 시스템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트 심화 현상을 나태함 등 개인적 문제로 돌리지 말고 구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니트족 증가는 게으름 때문이라기보다 사회 구조적 문제"라며 "일자리센터와 고용센터 등이 적극적 역할을 맡아 이들의 구직을 유인하고 사회적 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도 "니트족을 결함 있는 개인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기업 생태계를 정비하고 직업 훈련과 교육 등에 예산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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