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가젯 스토리] 머스크의 야심, 2만 달러 휴머노이드… 관건은 '액추에이터' 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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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입력 2024-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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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관절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

  • 대세는 '유압식'→'전동식' 액추에이터

  • 기술 발전·대량생산으로 가격 하락

  • 자체 설계 통한 '완전 내재화'가 관건

테슬라 옵티머스 2
테슬라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가 손으로 달걀을 옮기고 있다. [사진=테슬라 영상 갈무리]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완전한 생산 인력 대체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내부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소량 운용하고 2026년에는 외부 판매용으로 대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사진테슬라 영상 갈무리
테슬라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사진=테슬라 영상 갈무리]

그는 앞서 지난 2022년 자사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가격을 2만 달러(약 2650만원) 대로 책정해 수백만 대를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이미 자동화 비율이 90%에 달하는 자동차 생산 공정에서 10%밖에 남지 않은 '인간의 몫'마저 기계에 넘기려는 심산이다.

머스크 CEO와 완성차 업계가 추구하는 '완전 자동화'를 달성하려면, 휴머노이드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의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핵심 부품의 '내재화'가 관건이다.
 
테슬라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 이미지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테슬라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 이미지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액추에이터는 모터, 감속기, 제어기 등으로 구성된 모듈형 부품이다. 주 사용처는 '로봇의 관절'로,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모든 로봇의 핵심 부품이다. 크게 전동식·유압식 그리고 선형·회전형 액추에이터로 구분된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다 보니 단가가 높아 로봇 원가의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점차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공급량이 늘고 있으나, 성능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 생산과 저가형 제품의 등장 등으로 전동식 액추에이터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더 많은 액추에이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동식 액추에이터는 유압식 대비 △정밀한 제어 △에너지 효율성 △유지보수 용이성 △설치·운용 간편성 △안정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탑재·운영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앞으로 더 많은 로봇 제조사들이 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로봇 상용화가 가속화 될수록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며 "부품 내재화율과 원천 기술 보유 여부에 따라 각 업체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마켓스앤마켓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는 약 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 역시 이러한 전동식 액추에이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공개한 '옵티머스 2세대'는 전체 부품 중 전동식 액추에이터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 40개의 전동식 액추에이터로 구성됐으며, 각 부위별 배치는 △어깨(6개) △팔꿈치(2개) △손목(6개) △몸통(2개) △엉덩이(6개) △무릎(2개) △발목(4개) △손(12개)이다. 부위별로 선형·회전형 액추에이터가 탑재됐다.

경쟁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보다 더 인간의 형태를 모방하려 하다 보니, 손에 가장 많은 전동식 액추에이터가 배치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초기 아틀라스에는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탑재했으나 최근 전동식으로 교체했다. 일부 모델은 사용 용도에 따라 두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로봇 손 관절 관련 특허 자료 사진테슬라
테슬라 로봇 손 관절 관련 특허 자료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전기차에 탑재된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 왔으며, 슈퍼컴퓨터 '도조'를 연구·개발하며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W) 기반을 구축해 왔다. 또한 일부 테슬라 공장에서 옵티머스를 활용해 배터리 셀을 옮기는 작업 등을 수행하며 실전 데이터를 축적해 '완전 자동화'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액추에이터 등 핵심 하드웨어(HW) 부품까지 '완전 내재화'에 성공하면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로봇의 무릎과 손 관절에 탑재되는 액추에이터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했으며, 일부를 외신 등 언론에 공개하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 로봇 무릎 관절 관련 특허 자료 사진테슬라
테슬라 로봇 무릎 관절 관련 특허 자료 [사진=테슬라]

특히 자체 설계한 '커스텀(맞춤형) 전동식 액추에이터'를 사용해 옵티머스 2세대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 점이 눈에 띈다. 자체 설계에 따른 비용 절감 또한 당연한 결과다.

2022년 불안정한 움직임으로 조롱 받던 '옵티머스' 프로토타입(극초기 모델)은 1년 만에 물건을 옮기는 수준까지 발전했으며, 현재 꽤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액추에이터와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발전할수록, 고위험·고부하 산업 현장은 물론,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인간 노동자가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테슬라의 내재화 전략이 로봇을 비롯한 제조 공정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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