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내 생존 최고령 광복군 오성규 지사의 101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큰절을 올렸다.
한 총리와 청년 인턴들은 21일 오후 오 지사의 생일을 맞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원을 방문했다. 이들은 광복군 태극기를 본뜬 케이크와 다과가 올라간 소박한 생일상을 차리고 오 지사 앞에서 생신 축하 노래를 불러드렸다.
한 총리는 오 지사의 손을 잡고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 큰 공을 세우셨다. 우리 지사님 덕분에 대한민국이 큰 나라가 됐고, 번영하는 나라가 됐다"면서 "앞으로 그 공을 잘 기억하면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1923년생인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중국 만주 봉천 소재 동광중학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했고, 일제에 조직망이 노출되자 만주를 탈출해 중국 안후이성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을 했다. 1945년 5월 국내 진공을 위한 한미합작특수훈련(OSS훈련)을 받던 도중 해방을 맞았다.
그는 해방 후 일시 귀국했으나 좌우 이념 대립으로 국내 정착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갔고, 가족들에게도 광복군으로 일제와 싸운 일을 숨기고 살았다. 오 지사의 두 아들은 1990년 오 지사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뒤에야 아버지가 독립지사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오 지사는 2018년 부인이 별세한 뒤 홀로 지내다가 지난해 정부에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같은 해 8월 13일 약 70년 만에 환국해 수원보훈원에 입소했다.
현재 수원보훈원에는 오 지사 이외에 국가유공자 29명, 참전유공자 12명 및 유족 74명이 머물고 있다. 한 총리는 이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여러분의 공로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참전유공자의 경우 유공자의 배우자까지 보훈원 입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또 현행 독립유공자 및 수권유족(보훈을 이어받는 유족)만 가능했던 보훈원 입소는 향후 유족 전체로 확대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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