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스트레스DSR 가계대출 방지턱 될까…과거 규제는 수요억제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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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4-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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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2월 LTV강화·DSR 적용에도, 집값 상승·수요지속

  • 금융당국, 추가 대책 마련 중…전세대출 DSR 포함 등 후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내 집을 마련하는 이른바 ‘영끌족’도 다시 등장하고 있죠.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실시를 예고하며 늘어나는 가계대출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말(1882조4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1092조7000억원)이 16조원 급증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 금융위원회는 전날 스트레스 DSR 2단계 실시를 예고했습니다. DSR은 돈을 빌리는 사람(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대출금 상환액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산출합니다. 쉽게 말하면 연봉이 높으면 상환능력이 좋으니 돈을 더 빌릴 수 있게 하고 연봉이 낮으면 돈을 적게 빌리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개인이 갚을 수 있는 정도만 돈을 빌리게 하는 게 규제의 목표죠.
 
여기서 스트레스 DSR은 대출한도 설정 시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실제 대출자가 내는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DSR에 따른 대출한도를 결정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해 계산하기 때문에 대출한도가 줄어듭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2월부터 0.38% 포인트를 가산하는 1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해 왔고 오는 9월부터는 스트레스 금리 0.75%를 가산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당국은 부동산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도권만을 따로 스트레스 금리를 1.2% 적용해 대출 한도를 더 줄이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9월부터는 수도권‧비수도권 등 매수하려는 집을 위치에 따라 대출 한도가 수천만원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가 은행에서 연 4.5% 변동금리로 30년 만기 대출을 받을 경우 현재는 1단계 스트레스 금리(0.38%포인트)가 적용돼 최대 3억1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 수도권은 2억8700만원, 비수도권은 3억2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금융당국이 수도권을 타깃으로 한 가계대출로 규제 방향을 설정한 것에는 최근 지역별 집값 흐름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는데 이는 2019년 12월(1.24%) 이후 최대 상승 폭입니다.
 
경기도와 인천 집값도 각각 0.29%, 0.39% 오른 반면 지방권은 0.14% 하락했고, 5대 광역시(인천제외)는 0.24% 떨어졌습니다. 전국 집값은 0.21% 올랐는데 사실상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떨어진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이 빌려준 주담대 잔액을 지역별로 볼 때 수도권 비중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규제 시 큰 효과가 기대됩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만으론 부동산 매수 수요를 줄이고 대출 증가세를 꺾기엔 힘들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앞서 부동산 활황기 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는 정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예컨대 앞서 정부는 2019년 12월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를 받는 지역에 대한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 등으로 제한한 적이 있습니다. 규제지역 내에서 적용받는 차주별 DSR 규제 또한 2019년 12월 처음으로 적용됐죠.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매수 수요를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2020년엔 본격적인 집값 상승세가 시작됐고 매매 거래도 많았죠. 구매자들이 오히려 핀셋규제를 받는 곳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현장의 시각도 있습니다.
 
아울러 2022년 하반기 이후 집값을 억제했던 핵심 요소는 고금리 기조였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한국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인식이 널리 퍼진 상황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8로 약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부족과 아파트 쏠림 현상으로 매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아울러 전셋값 상승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집값도 더 오를 수밖에 없고, 스트레스 DSR로는 부동산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조절하기 위해 추가 대책도 마련 중입니다. 일단 당국은 내년부터 은행별 가계대출 관리 경영계획 수립 시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 등도 DSR 관리계획에 포함해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도 DSR 규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의 초석으로 풀이됩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 스트레스 DSR로 줄어드는 대출 총량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 등 모든 대출을 DSR에 포함해 총량자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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