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대통령이 야당 추천 상임위원 2명을 임명하고, 여야 추천 방통위원들이 함께 공영방송 이사를 재추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 2인 체제로 운영하다가, 이 위원장이 탄핵심판으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현재 김 부위원장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이에 주요 사항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 소집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국회 추천 몫의 위원 3자리가 쭉 공석이었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의원이 먼저 여당 1명, 야당 2명으로 배정된 상임위원을 각각 추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방통위는 원래 5인 체제로 운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가 2인 체제 하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주요 사항을 의결한 것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방통위원 추천을 하지 않아 왔다. 여당은 이를 문제삼아 방통위가 1년간 파행 운영된 것이 야당 때문이라고 맞섰다. 만일 실제 국회 몫의 방통위원 3인이 임명될 경우 방통위는 김 직무대행(대통령 추천)을 포함해 4인 체제가 돼 심의·의결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여권 성향 2명, 야권 성향 2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번번이 의견 충돌이 이뤄질 전망이다.
과방위 여당 위원 중 한 명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민희 의원이 즉답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만약 야당 몫 2명만 의결하고 여당 몫 1명은 의결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라면 경악할 일"이라며 "2인 체제 불법성 주장 명분이 없으니 4인 체제로 만들어서 2대2로 의결할 수 없는 구조를 쓰려는 꼼수 아닌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모두 불출석했다. 이에 야당 주도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청문회 개최 자체가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고 결국 시작 19분 만에 퇴장했다. 이 위원장은 별도로 입장문을 내고 "직무가 중단된 나와 이미 고발하기로 한 김 위원장 직무대행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