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기업들이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는 말 그대로 안경처럼 쓸 수 있는 전자기기로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한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마트글라스 개발이 중국 기술 기업들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에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한 건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 펑차오(蜂巢科技·Superhexa)다. 펑차오는 이달 초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글라스 '제환(界環·JIEJHUAN)'을 공개했다. 경쟁력은 단연 가성비다. 제환의 판매가는 699위안(약 13만9000원)이다. 메타의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메타’의 판매가 300달러(약 40만원)보다 훨씬 낮다.
샤융펑 펑차오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은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 끝에 두손을 갖게 됐다. 한 손을 스마트폰을 쥐는데 쓴 것은 낭비"라며 스마트글라스 개발 이유를 강조했다.
사실 펑차오는 당초 애플의 비전프로와 같은 증강현실(AR) 글라스 개발에 몰두할 계획이었으나 AI 글라스로 방향을 틀었다. 비전프로의 성적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샤 CEO는 "애플이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애플이 창조해낸 제품도 수익을 내지 못하자 업계는 (AR 글라스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비관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타와 레이밴이 협업해 만든 AI 글라스 레이밴 메타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자, 중국 기술 기업들은 AI 글라스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레이벤 메타는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공개됐고, 지난 4월에는 AI 기술이 탑재되면서 음성 인식과 번역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레이벤 메타 새 버전의 글로벌 판매량은 출시 한달 만에 100만개를 넘어섰다. 이후 단 몇 달 만에 이전 버전의 2년 간 판매량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레이벤 메타 새 버전이 출시된 지난 4월부터 5월 사이 화웨이를 비롯해 LAWK(李未可·리웨이커), 샤지(SHARGE) 등이 스마트글라스를 내놨다. 스타트업인 이원(逸文)은 최근 창립 1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글라스 'G1'을 출시했다.
SCMP는 "중국 업체들은 레이벤 메타와 유사한 프레임이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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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 없는 애플은 그냥 그런 회사라는걸 증명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