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 ①'한국계' 교토국제고, 창단 25년 만에 기적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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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4-08-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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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생 160명에 불과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京都)국제고가 100주년을 맞이한 '고시엔(甲子園)'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일궜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봄 고시엔대회(선발고교대회) 1회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고에 막혀 조기탈락했다.

    하지만 여름 고시엔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지벤가쿠엔(나라)에 4 대 0 완승을 거뒀는데, 지벤가쿠엔은 2021년 4강전에서 교토국제고에 아픔을 안긴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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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단 25년 만에 첫 고시엔 우승

  • 본선 진출만으로도 영광, 전교생 160명 재일 한국계 학교 쾌거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재학생들이 관중석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 대 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재학생들이 관중석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교생 160명에 불과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京都)국제고가 100주년을 맞이한 ‘고시엔(甲子園)’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일궜다. 야구부 창단 25년 만에 이룬 위업으로, 3년 전 4강에서 분루를 삼킨 아쉬움을 풀어낸 쾌거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첫 결승 진출이었던 도쿄 소재 간토다이치(關東第一)고교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 대 1로 꺾었다. 고시엔 구장에는 '동해 바다'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

교토국제고는 에이스 나카자키 루이의 9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연장 10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뽑았다. 교체 출전한 니시무라 잇키는 무사 만루를 만드는 안타와 연장 10회 1실점 투구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고시엔에서 괴력투를 펼친 2학년 좌완 에이스 니시무라는 이날 결승전에서 타자로서의 능력도 발휘했다. 연장전 10회 초 첫 타석에 들어선 니시무라의 안타로 결승에서의 첫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0대 0의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이후 10회 말 투수로 마운드에 다시 선 니시무라의 손에 의해 고시엔 첫 우승을 일궜다.

니시무라는 2차전과 8강전 연속 완봉승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23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봄 고시엔대회(선발고교대회) 1회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고에 막혀 조기탈락했다. 하지만 여름 고시엔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지벤가쿠엔(나라)에 4 대 0 완승을 거뒀는데, 지벤가쿠엔은 2021년 4강전에서 교토국제고에 아픔을 안긴 팀이다. 3년 만에 패배를 되갚았다.

4강에서는 1회 말 야마다고교에 2점을 먼저 내주고 5회까지 0대 2로 끌려가다 6회 초 잡은 1사 만루 기회를 살려 동점을 만들고 이어 후속 타자의 땅볼로 3대 2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니시무라가 상대 타선을 꽁꽁 묶어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날 야구장엔 교토국제고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그리고 재일동포 등 2800여명이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로는 처음 고시엔에 오른 교토국제고를 향해 국내에서도 응원이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직접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고, 결승전 현장에는 최근 부임한 진창수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의 모습도 포착됐다.

고시엔의 정식 명칭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로, 경기가 열리는 곳이 고시엔구장이라 ‘고시엔’이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1915년 창설된 고시엔은 올해 106번째를 맞이한 고교야구대회로 일본의 학생 야구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통하는 대회다. 전국에서 4000개가 넘는 팀이 출전해 본선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겨진다.

일본에선 고교 야구팀을 보유한 학교가 고시엔 본선에 1회 진출한 것 만으로도 꿈을 이뤘다며 기뻐한다. 교토국제고는 이 같은 무대에 봄 대회를 포함해 세 차례 출전했고, 올해 여름 대회에서 역사적인 첫 우승을 손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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