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업계가 전방산업과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하반기 전망을 밝히고 있다. 각 사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데다, 건설용 보수용 시장이 활기를 띠는 등 매출 상승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합 위기 속 상반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도 하반기 전망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와 노루페인트, KCC 등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정 등 악재에도 상반기 나란히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화페인트는 상반기 매출 3231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5%, 12.6% 증가했다. 삼화페인트 상반기 영업이익이 150억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14년 235억원 이후 10년 만이다.
삼화페인트는 다양하고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적극적인 투자로 하반기에도 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또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현지법인을 통해 해외시장 확보와 사업영역 확대도 꾀한다. 회사에 따르면 국외 매출은 489억4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상반기 매출액은 402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올랐다.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14.12% 급증했다. 건축도료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상승한 2138억42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공업도료 매출액도 766억5600만원으로 2.0% 늘었다.
노루페인트는 하반기 고부가가치 제품개발과 시장 고급화를 유도하고 수요자 중심의 제품을 개발하는 판매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또 녹색 신시장 개척과 유통채널 선점을 통한 점유율 증대도 목표로 하고 있다.
KCC 상반기 실적은 매출 3조3671억원, 영업이익 247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8%, 49% 올랐다. 특히 실리콘과 건자재 등 부문을 제외한 도료 부문 상반기 매출은 9409억원, 영업이익은 1207억원에 달한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4%, 10% 증가했다.
KCC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자동차와 선박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도료 공장별 생산 효율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외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과 중동발(發) 국제유가 상승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폐인트업계 관계자는 “페인트 주요 원재료인 용제, 수지, 안료 등은 모두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 유가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원재료를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치를 구비해놓는데, 상황이 장기화하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고유가 상황이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원가 압박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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