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출마를 포기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향후 대선 여파가 주목된다.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5% 안팎이라 큰 영향은 없을 거란 분석도 있지만, 초접전을 벌이는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악재'라는 평가도 있다.
이날 무소속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언론 자유 등을 이유로 출마 포기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마치고 약 10개 경합주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케네디 명단이 빠졌으나 미시간·네바다·위스콘신 등 주에서는 명단을 제외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났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케네디 가문 5남매는 그의 지지 선언에 "가족이 지켜온 가치를 배반하는 일"이라 반발한 뒤 해리스 지지를 재확인했다.
현재 미국 대선이 트럼프와 해리스 간 지지율이 박빙인 양강 구도에서 케네디의 지지 선언으로 트럼프 측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케네디와 함께한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 공동 유세에서 그의 지지 선언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언했다. 뉴트 깅그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도 이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이번 발표가 "민주당에 큰 타격"이라며 케네디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평했다.
경합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22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자 구도에서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에서는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한 응답자(전체 응답자 중 5%) 가운데 양자 구도에서 트럼프를 택한 비중은 44%, 해리스는 25%로 조사됐다. 다자 구도상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선벨트' 4개 경합주에서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한 4%가량 응답자 중에서는 양자 구도 시 38%는 트럼프를, 36%는 해리스를 택해 박빙 속 트럼프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 와중에 해리스 측은 케네디 지지층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젠 오말리 딜런 해리스 캠페인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에 지쳐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캠페인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케네디 지지 여파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제3당 정치 유세 역사를 연구한 정치학자 메릴 매튜스 박사는 BBC방송에 케네디의 출마 포기가 트럼프에게 "약간의 활력"을 준다면서도 "케네디의 지지율이 여론조사상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활력의 크기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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