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호남 돌풍'을 일으킨 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2026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교두보로 만들겠다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과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부정적 민심을 끌어올려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오는 29일 영광군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12명 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다음 날인 30일에는 곡성군에서 당원 간담회를 진행한다. 앞서 이달 초에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조윤정 전 여성비전네트워크 이사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는 이번 호남 지역 재·보선에 중앙당 차원에서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행보들이다. 조국 대표와 신장식 원내부대표는 아예 호남 '월세살이'를 하며 지역 바닥 표심을 다질 계획이다.
이러한 혁신당 행보 속에 민주당은 경선과 결선을 추석 연휴 이전에 마무리하고 하루빨리 본선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계획을 고려 중이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영광에서만 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곡성에서는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과 권향엽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지난 24일 곡성군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곡성군 민생 안정을 위해 당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최고위원 경선에서 불거진 '호남 홀대론'이 혁신당 측 선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호남 지역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최종 투표율이 전북 20.28%, 전남 23.17%, 광주 25.29% 등으로 20% 초중반에 머물러 역대 전당대회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전통적 지지층이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전당대회 경선을 하러 갔을 때 호남 지역에는 4050세대 강성 당원보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 당원들이 많았다"며 "그곳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건 어떤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기존 지지층이 현 민주당에 무언가 불만을 품고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읽었을 때 혁신당이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5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영광과 곡성은 무소속 후보들도 약진한 곳이기 때문에 조국혁신당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야당이라면 민주당과 경쟁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호남 표심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박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는 지금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당 중진 의원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얘기하며 중도층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집토끼라고 생각하고 소홀히 하면 이번에 (혁신당 지지로) 생각을 바꿔보려는 여론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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