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1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금 상장지수펀드(ETF) 평균 수익률이 금 현물 수익률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의 1년간 평균 수익률(인버스 상품 제외)은 32.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금 현물 수익률은 30.89%로 ETF 투자자 수익률이 더 높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온스당 2493.14달러(약 331만원)로 같은 기간 588.44달러(약 78만원), 30.89% 올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ACE KRX금현물,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H), KODEX 골드선물인버스(H) 등 총 6종이다.
이들의 1년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47.11% △ACE KRX금현물 32.05% △KODEX 골드선물(H) 25.88% △TIGER 골드선물(H) 25.29% △TIGER 금은선물(H) 22.99% △KODEX 골드선물인버스(H) -19.06% 등이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ETF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이다. ‘S&P WCI Gold Excess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S&P WCI Gold Excess Return은 일본 도쿄선물거래소 골드선물 기초가격 움직임을 달러화한 지수다.
해당 ETF는 일간 수익률 대비 2배 변동률로 운용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그간 상승했던 금 가격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시장에 불안감이 높아지면 가격이 오른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중동 지역에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며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 이때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이 달러를 대체해왔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금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라며 “금은 때때로 달러화 대체재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달러 대체재로서 금 가격이 역사적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점도 달러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미국 경기 우려가 부각된 점도 금 가격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과 국제 유가 간 디커플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달러 지수와 금리 하락은 대체로 원자재 가격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가격은 최근 금리와 달러지수 하락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8월에만 추가로 2.7% 상승하며 2500달러(약 332만원)대를 돌파했다”며 “지난 4월부터 주요 저항선으로 여겨진 2400달러(약 319만원)를 돌파하고, 2500달러대에서 한동안 가격이 지지된다면 동 레벨대에서 연말까지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금 시세에 이미 반영돼 있어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최근 금리와 달러지수가 하락한 배경에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9월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금 가격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성노 연구원도 “정규분포를 가정한 금/달러인덱스 비율이 24.9배까지 상승하면서 이미 200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 2011년에는 온스당 2000달러에서 금 가격 상승세가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