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가 9월 국내증시를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국내 바이오기업이 반사이익을 얻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조선주에 대한 비중도 확때할 때가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231조7952억원을 기록했다. 연초(188조5422억원)대비 22.94%(43조2543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헬스케어 업종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도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급락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헬스케어는 주도업종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52주 신고가를 내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달 들어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에서 52주 신고가를 낸 종목들 중에서 헬스케어 비중은 16%를 기록해 유틸리티(19%), 금융(17%) 다음을 차지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헬스케어 시총 비중은 22일 기준 10.7%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9월에도 바이오주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 중 하나는 같은 달 미국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될 생물보안법이다.
지난달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생물보안법을 연내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차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바이오협회 설문조사 결과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중국 위탁생산개발(CDMO) 의존도는 79%에 달한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스티팜은 최근 중국기업을 대체해 글로벌 빅파마의 저분자 블록버스터 신약 원료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9월에는 경기민감도를 낮추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 헬스케어와 함께 조선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베타(영업레저리지 크기)가 낮고, 알파(어닝서프라이즈)가 큰 헬스케어와 조선 등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선은 올해와 내년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어 어닝 서프라이즈 확률은 낮아졌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헬스케어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중국 조선업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 반사수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효성이 있는 제재인지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것으로 바라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4월 착수한 중국 조선업 불공정에 대한 조사가 이르면 미국 대선 전에 완료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 항만에 진입하는 중국산 선박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재안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의 자국 조선업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상황이 우리나라 조선사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자국 내 모든 엔진제조업체 조사 결과 지난달 히타치조선이 1999년 출화된 1364대 선박엔진 연비 데이터를 위조한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 가와사키중공업도 2000년 이후 제조된 선박 673척에 대한 연비데이터 조작을 인정했다.
한 연구원은 “글로벌 선주들에게 한국 조선사 및 선박엔진 제조업체들의 품질 경쟁력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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