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5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 예산안 중 눈에 띄는 부분은 R&D 예산의 증가다. R&D 예산은 올해 예산(26조5000억원)보다 11.8% 증가한 29조7000억원으로 편성되면서 주요 분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R&D 예산 기조에 대해 "전면적인 DNA 혁신을 토대로 저성과·나눠먹기식 R&D를 철저히 혁파해 선도형 R&D로 대전환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가 전략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7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투자를 늘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다만 R&D 예산이 사실상 삭감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R&D 예산안을 짤 때 지난해 예산(31조1000억원)보다 16.6% 깎인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6000억원이 늘어난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금액만 놓고 봤을 때 올해 R&D 예산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R&D 예산 중 일부가 비R&D 부문으로 이관된 부분이 있는 만큼 예산이 순증했다는 입장이다. 비R&D 이관분을 제외한 지난해 R&D 예산은 29조3000억원이다. 최 부총리는 "단순히 예산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질적인 전환을 진행했다"며 "민간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국가가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SOC 예산 3.6% '뚝'…내수 둔화 속 정부 역할 어디로
SOC 예산은 깎였다.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 예산(26조4000억원)보다 3.6% 감소한 25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올해 많은 노선이 완공됐고 대규모 신규사업의 설계 등 사업 전 단계인 만큼 예산 총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올해 완료 사업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신공항 등 대기 중인 대규모 사업이 많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도 "신규 사업은 초기에 설계비 등이 소액으로 들어가 감소폭이 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 재정의 역할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내수 둔화·부진 진단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한 2.5%로 전망했다. 하향의 주요 원인은 내수 둔화였다.
금리 인하 등 내수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요인이 남아있기는 하다. KDI도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가 정상화된다면 내수 부진이 해소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정부 재정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강하게 지원하고 있다"며 "경제의 활력은 민간이 중심이 되고 정부는 재정을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관련 인프라나 인센티브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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