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AI 랠리 전환점...'AI 거품론' 불식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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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8-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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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 공개...1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세 예상

  • 차세대 칩 출시 연기 '악재'..."단기적 상승세 둔화 가능"

  • AI 투자의 '수익성'에 물음표..."AI업계 생태계 구축 더 필요"

엔비디아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번 실적 발표가 향후 AI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실적은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AI열풍의 지속기간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경제전문 포천지는 이번 실적이 "AI투자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민투표"라고도 표현했다.

엔비디아는 2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2025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전 세계 AI칩 시장의 80%를 차지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유명 기술주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이 "수년간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대해선 여러 투자사들이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높이며 기대감을 투영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월가는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을 1년 전보다 112% 늘어난 287억 달러(약 38조4100억원)로 예상했다. 이 경우 4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매출이 300억 달러를 넘을 거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금융 서비스업체 트루이스트의 윌리엄 슈테인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적인 요소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소가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며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40달러에서 1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7일 엔비디아 종가인 128.30달러 대비 약 13%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2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3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도 주가 향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75% 늘어난 31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전망 중이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상무이사인 테드 모토슨은 이날 포천지에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는 칩을 생산하는 족족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웹 및 메타를 비롯한 고객사들에 다 출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또다시 엄청난 분기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전까지의 매출 증가폭이 워낙 커 이번 분기부터는 다소 증가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포천지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66% 올랐으며, 지난 5년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주가가 3000%가량 뛴 효과를 보게 됐다. 올 상반기에 S&P500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엔비디아는 지수 상승분의 30%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렇다보니 엔비디아는 이전과 같은 성장치를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토슨 이사는 "이는 엔비디아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은 그저 잔인할 정도로 힘든 비교에 부딪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다면 AI 관련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블랙웰'의 올해 내 출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투자자들이 "과소평가된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며 블랙웰 칩 지연 출시로 실적 발표 뒤에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기존 호퍼 칩을 여전히 공급하거나, 긴급 대책으로 단순화된 버전의 블랙웰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AI 산업 가늠자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곧 AI산업 투자의 방향을 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많은 투자가들은 생성AI가 실제로 수익성을 갖고 있는지 의심 중이다.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지 18개월 만에 몇몇 업체에서도 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몇 주 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관련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케이스 웨이스는 "지금 당장은 생성형 AI를 둘러싼 (자본 지출) 요구 사항을 두고 업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 엔비디아 실적만으로 전체 AI산업에 엄청난 호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AI 열풍의 주역은 관련 반도체 설계사인 엔비디아 외에도 AI 클라우드 공급업체, AI 스타트업, AI 도구를 제공해 돈을 버는 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칩을 실제로 사가는 업체는 오픈AI와 앤스로픽, 구글, MS, 아마존 등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에 한정된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는 거대 생성 AI모델을 직접 훈련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정보를 산출하거나 업계 전문 용어로 바꾸는 식으로 활용한다. 아마존의 AWS, MS의 애저 등 클라우드를 통해 AI 역량을 쌓기 때문에 이들 업체는 엔비디아와 크게 관련이 없을 수 있다고 포천지는 분석했다. 

아울러 여전히 지금은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단계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아직까지는 일부 기업들만 뛰어든 상황에서 성숙한 산업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 뉴먼 퓨처럼 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AI클라우드 산업이 성숙하는 데는 시간이 든다며 "소매, 여행, 응대 업종 산업에서 명백한 성공이 이뤄질 때까진 AI 인프라 투자가 1~3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회사가 소프트웨어(SW)와 운영에 있어 AI를 접목하고 있다고 봤지만, 실제로 수익이 생기는 실행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든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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