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 후 참석한 첫 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의대증원 유예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께서 의대증원 유예 얘기를 하신 것 같은데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 대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정부가 경증환자를 분산하겠다면서 응급실 본인 부담률을 90%까지 인상했다"면서 "엉터리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붕괴 위기"라며 "상반기에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사망한 분들이 작년보다 훨씬 늘어났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이에 대해 근본 대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경증환자를 분산하겠다면서 응급실 본인 부담률을 올렸다"며 "차라리 응급실 앞에 경찰을 세워두고 검문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이 대표는 "의사 정원 2000명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2000명의 근거는 대체 무엇인가"라며 "'2000'이라는 숫자에 집착한다는 이상한 소문도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이는 의대 증원 규모가 2000명이 된 것이 역술인 '이천공' 이름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5년 안에 1만명을 늘리겠다는 식이 아니라 10년 간의 목표로 분산할 수도 있지 않나"라면서 "대책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대란 문제는 민생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라며 "민주당은 처음부터 의제와 형식 측면에서 다 열어놓고 대화를 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만큼, 의료대란 의제 역시 대표 회담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 대표의 역량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대표 회담에서 합의를 만들어내면 그 합의를 당에 갖고 가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작업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계속 있다"며 "채상병 특검 문제도 그렇고 의대증원 유예 제안이 대통령실에 거절 당한 것도 그렇고, 한 대표 스스로 본인의 입지를 계속 좁히는 방식으로 접근을 해오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기존에 말한 발언들을) 다 엎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당 내에서는 대표회담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많아졌다. 만남에 의미가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한 대표의 정치적 결단과 의지가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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