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광둥성 광저우·선전, 쓰촨성 청두 등 지역에 시내 면세점을 신규 설립하기로 하는 등 주요 1·2선 대도시 시내 면세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최근 경기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재정부, 상무부, 문화여유부 등 부처는 27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신규 시내 면세점 정책을 새로 발표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10월 1일은 때마침 중국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가 시작하는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광저우와 선전, 청두, 톈진, 후베이성 우한, 산시성 시안, 후난성 창사, 푸젠성 푸저우 등 8개 주요 도시에 시내 면세점을 1곳씩 짓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베이징·상하이·하얼빈 등에 있던 13개 '수입품 전용 면세점(外匯商品免稅店)'도 정책 시행 연내 모두 시내 면세점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내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입상품 전용 면세점과 달리, 시내 면세점은 항공이나 국제 크루즈선을 타고 출국하는 내외국인을 모두 대상으로 한다.
이로써 중국 내 시내 면세점은 기존의 베이징·상하이·칭다오·다롄·샤먼·싼야 등 6곳에서 향후 27곳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시내 면세점에서 중국산 트렌디한 제품(潮品)을 판매하도록 장려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산 브랜드,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특색 있는 제품을 시내 면세점 경영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번 조치가 중국 시내 면세점의 발전을 촉진해 하반기 내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7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2.7% 증가한 3조7880억 위안(약 708조원)을 기록했다. 전월 증가폭(2.0%)은 웃돌았지만 여전히 2%대 저조한 성장세에 머물러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는 가시지 않은 모양새다.
왕펑 베이징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국내 소비 시장을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국 여행' 붐이 일면서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모두 146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7% 증가했다. 전년 대비로는 대폭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1553만명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자국민의 해외 소비를 자국으로 돌려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차원으로 내국인 면세점을 적극 육성해왔다. 특히 국제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하이난성 면세점이 최대 수혜자다. 현재 하이난성에만 무려 12개 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하이난성 12개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437억 위안에 달했다. 고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6478위안으로 집계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