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현대인 정원으로 치유"...서울시, '서울형 정원 처방사업' 9월 운영

고립·은둔청년, 스트레스 번아웃 청년, 경증치매환자 등 대상

서울형 정원 처방사업. [사진=서울시]

"에어컨 바람만 쐬면 더운 날 부는 바람 한 점의 시원함을 알 수 없습니다."

"천천히 누워서 보는 불암산 풍경을 파노라마 사진을 찍듯 천천히 훑어보세요. 그동안 이곳에서 재배한 개복숭아로 만든 시원한 음료를 나눠드리겠습니다."

# 27일 오후 3시경 서울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는 한약재와 들풀의 박하향이 가득했다. 서울형 정원처방을 받기 위해 모인 이들은 30도에 달하는 날씨에도 치유사 말에 집중했다. 이곳에 있는 동안 휴대폰은 센터에 맡기고 보지 않는 게 원칙이다. 대신 약초 족욕을 하며 정원처방에 집중한다. 

서울시가 고립·은둔청년과 경증치매환자들을 대상으로 '서울형 정원처방' 시범사업을 9월부터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민들이 정원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서 신체·정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자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치매안심센터, 서울광역청년센터, 청년기지개센터 등과 협업으로 진행한다.

초기 단계 치매를 겪는 어르신들을 위한 치매안심 프로그램은 서울대공원 산림치유센터, 용산가족공원,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피톤치드, 음이온 등 자연의 치유 인자를 느끼며 걷는 활동을 통해 면역력 향상과 기억력 향상을 기대하는 심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다.

서울숲, 보라매공원, 서울식물원에서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겪는 심리적 취약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산책과 가드닝 활동을 통해 사고력·집중력·활력 향상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고립·은둔청년을 대상으로 활력과 사회화 증진을 돕는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관악산 치유숲, 서울둘레길, 서울숲에서 걷기명상과 웃음치유, 암벽체험, 트리클라이밍 등이 진행된다.

시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서울시민에게 맞춤형 정원 처방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형 정원처방 알고리즘 개발, 손목닥터 9988 앱 내 정원 치유 콘텐츠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수연 정원도시국장은 "서울형 정원처방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겠다"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매력적인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