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이행하려면 향후 10년간 연방 재정적자가 5조8000억 달러(7766조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내건 공약에 드는 비용(1조2000억 달러, 약 1606조원)의 거의 5배 수준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비당파기관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 모델은 양대 후보의 경제 공약에 드는 예산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내놨다. 이에 다르면 '법인세 감면'에 집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은 '법인세 인상'을 내건 해리스 부통령보다 재정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법인세 감면 영구화 공약은 향후 10년 동안 4조 달러 이상의 적자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보장 혜택에 대해 50~85%가량 부담했던 세금을 없애겠다는 공약은 1조2000억 달러가 들고, 법인세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거의 60억 달러의 부담을 추가한다. 따라서 트럼프가 그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10년간 재정적자가 5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법인세율 인상을 약속했다. 현행 21%에서 28%로 올린다면 예산 지출 규모를 1조1000억 달러가량 낮출 수 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현 바이든 행정부의 내년도 회계연도 예산안에 포함된 5조 달러 규모의 세수 증대 방안도 받아들이기로 해 재정 부담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 방안 역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터라 현실화 가능성이 마냥 높은 건 아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특별히 중국산엔 60% 관세를 붙여 자신의 공약에 드는 비용을 조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조치 모두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실행시킬 수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NBC 뉴스에 트럼프의 관세 공약으로 2조5000억 달러(3346조원)의 수입이 창출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다만 관세의 부작용도 거론된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런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와튼스쿨 연구진은 "새로운 관세는 향후 10년간 수조 달러의 새 수입을 올릴 수 있으나, 다른 나라 정부의 잠재적 보복 조치와 기타 경제적 역학관계에 따른 수입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법인세율을 21%로 낮춘 현행 규정을 영구화하고, 15%까지 낮추는 방안을 시사했다. 그는 서비스 근로자가 '팁(서비스 제공자에게 감사 표시로 주는 돈)'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선 과세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 등 관세 장벽을 세울 뜻을 내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을 지원하기 위해 자녀세액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2년 뒤부터 공제금액이 1000달러로 줄어드는데, 해리스 캠프는 공제금액을 3000달러 이상으로 영구화하겠다는 것이다. 적용되는 자녀 연령을 높이고, 신생아 가구에 대한 혜택은 늘리는 등 세액공제 수혜층을 넓혔다. 근로소득세 공제와 보험료 세액공제도 늘린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겐 선불로 2만5000달러를 지원한다는 파격적 제안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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