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영국대사가 성평등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참하기로 한 통일부 주최 국제학술포럼에 여성 연사가 뒤늦게 추가됐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리는 '2024 국제한반도포럼(GKF)'의 토론 세션 패널로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 여성 6명이 추가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번 포럼에 참여하는 여성 연사는 1명에서 7명으로 늘었고, 전체 연사는 27명이 됐다. 기존 21명의 연사는 천자현 연세대 교수 외에 20명이 남성이었다.
앞서 주한영국대사관은 지난 30일 "다음 주에 개최될 2024 국제한반도포럼에 콜린 크룩스 대사의 참여가 어렵다"며 "주한영국대사관은 성평등의 가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여자들이 다채로운 견해를 공유할 때 행사가 더욱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사관 측은 콜린 크룩스 대사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소 성평등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온 그가 이번 포럼 연사 구성이 남성 일색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영국 측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이번 포럼에서 각 세션 주제에 맞는 국제 사회 한반도 문제 전문가를 초청하기 위해 성별·국적 등에 상관없이 두루 후보군을 선정해 접촉했지만, 여러 사유로 인해 많은 여성 전문가가 참석 불가를 통보해 불가피하게 다수의 남성 연사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한반도포럼은 통일부가 '한반도국제포럼'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한 전문가 참여 학술 행사다. 통일부는 이번 포럼에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 이외에도 북한 문제와 통일 담론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일부 주한 외교단에도 참석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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