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자 회담을 갖고 ‘여야 민생 공통공약 협의기구 운영’에 합의하는 등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협치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 등 여야 쟁점 사안에 대해선 끝내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여야 대표회담은 1일 국회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열렸다. 양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수석대변인이 배석한 ‘3+3 형식’이었다.
양당 수석대변인은 회담이 끝나고 총 8개의 공통 합의문을 발표했다. △민생 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운영 △금투세 관련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 종합 검토 △추석 연휴 응급 의료 체계 대책 촉구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지원 방안 적극 논의 △가계 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 지원 △저출생 대책 입법 과제 신속 추진 △딥페이크 처벌 제도적 보완 등 신속 추진 △정당정치 활성화 위한 지구당 도입 적극 협의 등이다.
금투세는 한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한 것에 비해 이 대표는 일단 내년도 시행을 하고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증원 문제에서는 내년 2025년도 입시의 경우 증원을 막을 수 없다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양측 대표는 상대방의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뼈있는 메시지로 기세 싸움을 이어갔다. 두 사람 모두 검은색 정장을 착용했는데, 한 대표는 흰색 셔츠에 붉은색 넥타이, 이 대표는 하늘색 셔츠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모두발언은 ‘여당이 먼저 하는 것이 맞다’며 민주당이 배려하면서 한 대표가 약 13분에 걸쳐 먼저 발언했고, 이 대표가 약 18분간 인사말을 건넸다. 당초 사전 실무회동에서 7분을 10분으로 늘렸지만 두 사람 모두 이를 넘긴 것이다.
이 대표는 한 대표의 정쟁중단·민생회복·정치개혁 발언을 경청하며 중간중간 메모하기도 했다. 한 대표 역시 이 대표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또 회담을 마친 두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하고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여야 대변인들은 “오랜만에 양당 대표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만큼,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두 대표가 자주 만나 진솔하게 소통할 것을 예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입장문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환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누차 밝히셨듯이, 이번 대표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가 양당대표가 국민 앞에 약속한 민생정치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여야간 큰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에 대한 민생패스트트랙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2일 22대 국회 개원식 겸 9월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한다. 다만 윤 대통령은 개원식에 불참한다. 현직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4일에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5일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대정부질문은 9일 정치 분야, 1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11일 경제 분야, 12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나흘간 진행된다.
국정감사는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19일간 실시된다. 677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10~11월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등을 거쳐 12월 초 본회의 확정을 시도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