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2년 차 유해란이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파72)에서 종료된 2024 LPGA 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에서 대세라 불리는 고진영과 연장 대결을 펼친 끝에 고진영을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유해란은 지난해 LPGA 신인상을 수상했다. 고진영은 2018년 신인상을 받았다.
고진영은 LPGA 투어에서 15승을 쌓았다. 유해란은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단 1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다.
이렇게 우승이 물 건너가나 싶었지만, 최종 라운드 당일 유해란은 다른 사람이 됐다. 첫 홀부터 버디 쇼를 펼쳤다. 15번 홀까지 버디 9개를 낚았다. 유일한 오점은 16번 홀 기록한 보기다.
기상 악화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지만 유해란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나머지 두 홀 파로 먼저 라운드를 마쳤다. 유해란은 비를 피하며 고진영의 경기를 지켜봤다.
고진영의 18번 홀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연장 대결로 치달았다. 연장 1차전은 18번 홀에서 진행됐다. 두 선수는 세 번째 샷 상황에서 그린을 노렸다. 유해란이 먼저 쳤다. 유해란의 공은 날아가더니 백 스핀(역회전)을 먹고 깃대 근처에 멈췄다. 갤러리가 환호했다. 고진영이 시도한 어프로치는 그린 언덕을 맞고 왼쪽 러프로 튀었다.
고진영이 칩인 버디를 위해 시도한 범프 앤드 런 역시 홀을 지나갔다. 파 퍼트도 홀을 외면했다. 우승 실패를 직감하는 보기 퍼트를 넣으며 미소를 지었다.
고진영의 홀 아웃을 지켜보던 유해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짧고 안전하게 파로 우승했다. 동료들이 샴페인 세례를 퍼부었다. 그렇게 희비가 엇갈렸다.
고진영은 16개월 만에 16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주 '골프의 본고장'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AIG 위민스 오픈) 컷 탈락에 이어 2주 연속 충격을 받았다.
유해란은 아마추어 시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도 대회(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섬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신분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2021년 대부도에서 또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육지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은 2022년 넥센 세인트 나인 마스터즈에서다. LPGA 투어에서는 2승 모두 육지에서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2승을 기록 중이다. 첫 승은 지난 6월 양희영이 메이저(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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