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교과서 모두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보수 시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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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입력 2024-09-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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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이 공부할 새 역사교과서가 공개된 가운데 특정 교과서를 두고 보수 역사학계 시각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 '자유민주주의'가 표기됐으며 8종 중 1종은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서술을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관보에 공고한 '2024년 교과용 도서 검정 합격 결정'에 따르면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을 통과한 9개 출판사 교과서 모두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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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가원 교과서, 이승만 '독재', '2016년 촛불집회' 빠져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사진연합뉴스
한국학력평가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사진=연합뉴스]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이 공부할 새 역사교과서가 공개된 가운데 특정 교과서를 두고 보수 역사학계 시각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 '자유민주주의'가 표기됐으며 8종 중 1종은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서술을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관보에 공고한 '2024년 교과용 도서 검정 합격 결정'에 따르면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을 통과한 9개 출판사 교과서 모두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채택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만든 현행 교육과정은 모두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썼는데, 북한 정권과 대비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통성을 확고히 명시하고자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를 적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보수 진영에서 선호하는 표현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에서 명시한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보 진영은 이런 표현이 과거 독재 정권 시기 '반북'과 동일시됐던 만큼 과도한 강요라고 반대해 왔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주식회사 리베르스쿨 발행 교과서 제외) 중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평가원은 3·15 부정 선거와 4·19 혁명을 다룬 단원에서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노골적인 부정 선거를 자행했고, 전국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독재라는 표현 없이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면 물러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마무리했다.

평가원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두고도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이라고 했다. 촛불집회나 촛불시위는 연표에만 언급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주로 참고자료와 연습문제 형태로 제시했다. 본문에서는 단 한 문장으로만 설명했는데 성 착취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 없이 '젊은 여성들을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하였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자치론자들은 일제에 맞서기보다 식민 통치를 인정하면서 한국인의 자치권과 참정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치론자들이 친일 행보를 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되묻는 표현을 기술함으로써 친일 행적을 일부 정당화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비판했다.

새 역사 교과서의 우편향·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축소하고 독재를 장기 집권으로 미화하고 친일파를 옹호하는 괴이한 역사 교과서가 은근슬쩍 검정을 통과했다. (이는) 분명한 역사쿠데타 시도"라며 "정부는 즉시 검정을 취소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각급 학교의 교과서 선정은 학교별 교과협의회 등을 통한 소속 교원의 의견 수렴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과정을 거쳐 10월 말까지 확정된다. 교육부는 검정 심사를 거친 역사교과서에 오류 또는 문제 기술이 확인되면 출판사에 수정‧보완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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