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뚫은 가계빚] 대출 조이기 비웃듯···가계대출, 8월에만 9.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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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9-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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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 폭등 시기와 비교해도 대출 오름세가 더욱 큰 상황"이라면서 "최근 들어 집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에 막차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대출 오름세의 가장 큰 원인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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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대출 8월 증가폭 '사상 최대'···주담대도 약 9조 뛰었다

  • 코로나 이후 저금리 때보다 고금리 속 빚투·영끌족 더 많아

  • 주담대 집행 시차 남고, 스트레스DSR 효과 "결과 나와봐야"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 중 주담대 오름세가 9조원 턱 밑까지 차올랐다. 주담대가 거래 시점으로부터 시차가 있는 만큼, 당분간 가계부채 폭증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한 달 전인 7월 말(715조7343억원)과 비교해 9조6259억원이 불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코로나19 충격 당시 기록했던 2021년 4월(9조2266억원)보다도 크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기준금리가 0%대인 초저금리 시대였다. 주담대 금리의 하단이 2%대였던 만큼, 빚을 내도 큰 부담이 없어 너도나도 대출을 일으켜 집을 샀다. 이후 3년이 지나 현재 고금리 시대를 맞았지만, 저금리 시대보다 더욱 큰 '영끌'·'빚투' 광풍이 불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 폭등 시기와 비교해도 대출 오름세가 더욱 큰 상황"이라면서 "최근 들어 집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에 막차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대출 오름세의 가장 큰 원인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에 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559조7501억원에서 568조6616억원으로 한 달 새 8조9115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7월 7조5975억원 불어나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 잔액(103조4562억원)도 8494억원 늘어나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담대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탓에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 쓰는 행태가 나타난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오름세가 과도했다면서 경영 목표 대비 대출 오름세가 큰 은행들을 상대로 제재를 예고했다. 은행들도 앞다퉈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주담대와 전세대출 취급 창구를 닫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이달 중순부터는 대출 증가세가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주담대 집행 시차가 남아 있는 데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효과가 얼마큼 나타날 것인지 의문 부호가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최소 이달 중순까지는 대출을 받기로 했던 이들의 실제 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DSR 2단계 도입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막상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모습도 예상된다. 추후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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