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여성가족부와 서울시가 각각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와 지방자치단체에 불법 합성물 삭제 권한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회에서 열린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대응책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신속한 피해자 지원을 위해 딥페이크 피해 영상물을 삭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만큼 삭제 지원의 주체를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혜 디성센터 삭제지원 팀장은 "현재 성폭력 방지법에 따르면 디성센터의 설치 근거법이 없는 상태"라고 의견을 보탰다.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디성센터는 불법 합성물 삭제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 실무자들도 법적 근거 미비가 신속 삭제에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김지현 서울시 양성평등담당관실 주무관은 "현행법에서 삭제 지원 주체가 정부로 돼 있어 지자체가 빠졌다"며 "처음 센터를 개소했을 때는 수사기관에 피해자 접수조차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31개 경찰서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아직 법원·검찰 단계서는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있고, 피해 촬영물을 경찰로부터 받을 때는 여전히 방문해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정황을 알고서도 삭제 요청 및 제작 가해자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 공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팀장은 "피해영상물 없이 피해자의 신상정보나 키워드만 포함된 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은 불가능하다"며 "또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은 소지·구입·저장·시청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서 '반포' 목적을 입증해야만 범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구원에서도 피해영상물을 특정하거나 신상정보를 유출할 필요 없이 삭제가 가능하도록 피해자 얼굴을 인공지능(AI) 기술로 개발해 선제적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서울안심아이'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게시·노출되지 않고 그룹방 안에서만 이뤄지는 피해 영상물 유포는 플랫폼 협조 없이 발굴·삭제가 힘들다. 이에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한해서라도 함정수사를 활발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함영욱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 과장은 "야간이나 공휴일에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텔레그램방 등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분비공개수사 사전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해당 방이 폭파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청 말처럼 함정수사가 너무 어렵게 돼 있다. 범의 유발 때문에 막고 있는데 아동·청소년 사진을 보고 범의가 생기는 자체가 문제 아닌가"라며 "지금 법에 허들이 너무 많다. 누가 반포 목적으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했다고 인정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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