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7위인 리플이 과거 국내 코인 시총 2위에 올랐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플 임원진은 한국을 직접 찾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진행한 소송에서 나온 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리플이 증권 혐의를 벗었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가상자산 개발자 커뮤니티 등과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SEC가 항소할지라도 리플(XRP)이 증권이 아니라는 핵심 판결을 뒤집을 근거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SEC 가상자산 전쟁을 종식시키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갈링하우스 CEO는 "2020년 12월 리플은 가상자산 산업을 대신해서 싸울 것이며 '법의 편'에 서겠다고 했던 적이 있다"며 "최근 법원은 XRP가 그 자체로 증권이 아니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으며 SEC가 요구한 20억 달러를 94% 감액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20년 12월 리플이 불법 증권이라는 이유로 SEC가 제기한 소송은 4년간 지속됐다. 판결이 지연되면서 리플 투자자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2018년 최고가 4925원을 찍었던 리플은 1000원대 밑으로 폭락하며 '리플에 또 속냐(리또속)'는 표현도 탄생하게 됐다. 4년간 지속된 소송은 지난달 초에야 끝났다. 미국 법원이 SEC가 리플에 요청한 약 20억 달러 중 6%에 불과한 벌금형을 내리면서다. 사실상 리플 측 승리로 끝난 것이다.
이날 리플 임원진은 한국 시장과 협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현재 당사 결제량 중 약 4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개발자 커뮤니티 면에서 큰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질의응답을 통해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권에서 가상자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협업하기에 좋은 시기일 것으로 보인다"며 "커스터디(수탁) 사업 중심으로 한국 기업, 은행과 협업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평소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 온 갈링하우스 CEO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최근 미국 공화당이 가상자산에 찬성하고 있는 듯 보여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산업에 우호적인 주요 민주당 당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가상자산은 당에 따라 관련 기조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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