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현 경영진이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응방식을 볼 때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었는지,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했던 것은 아닌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말도 안 되는 회장 관련 대출이 일어나게 한 것은 과거 일이지만 현 경영진도 개선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지난해 자체 검사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지만 의도적으로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등 우리금융 계열사가 다수 연루돼 금감원이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위혐요인이 은행과는 다른 측면이 있는데 이런 문제가 지주단의 리스크에 정교하게 반영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있다"며 "민간 계약이지만 인허가 사항이기 때문에 리스크 요인에 대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과 소통을 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생보사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내달 초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금융지주의 전체 리스크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며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서 빨리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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