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4일 "북한 공직에 몸담고 있던 사람이 한국에서 차관급 인사가 됐다는 것은 북한 당국·주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취임 한 달 차를 맞은 태 처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사회가 배타적이지 않고, 결국 능력에 의해서 사람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 처장은 "냉전 체계가 허물어지고 북한은 전국적으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계급교양'이라는 걸 하고 있다"며 "그 핵심은 만약 남북이 한 체제로 통일된다면 북한 기득권층은 갖고 있는 걸 다 빼앗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 엘리트층도 북한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들어왔을 때 신분혁명이 일어날 지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된 것은 새로운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을 맞아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지만 북한 당국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이 공식 반응을 보인다면 '2개 국가론'을 정당화하고 (통일 독트린을) 비판해야 하는데, 내부에서 이론적 정립이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새로운 정책 방향을 내놓을 시엔 세부적인 자료·해설문을 내보내고, 강연 자료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세뇌 교육을 한다"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아직 이론적 전개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일 독트린에서 언급된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와 관련해서는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인력들에게 탈북민의 삶을 전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외화를 버는 주요 인력들이 해외에서 3년 주기로 일하고 들어간다"면서 "이들은 북한 통제로 볼 수 없던 대한민국 콘텐츠를 본다. 한국에 와 있는 탈북민이 어떤 삶을 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평통 유튜브 채널도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 스토리를 많이 올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가면 살기 좋다'가 아니라, 어떤 도전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건지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민주평통은 정부의 통일·대북정책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제고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나흘간 해외지역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미주 지역 20개 협의회 소속 자문위원을 국내로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태 처장의 업무보고와 협의회별 활동 보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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